청명한 바람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작가 김대수의 대나무 숲을 바라보고 있자면, 대나무의 깊은 향과 정취를 올곧이 전해주는 대기의 기운이 먼 발치로부터 어느새 다가와 온몸을 감싸는 듯 하다. 문명의 이기(利器) 속에서 정감 어린 자연의 향취를 잊고 살아온 우리에게 김대수 작가의 대나무가 이처럼 말을 건다. 그의 사진은 대나무가 가진 시각적 조형성을 뽐낼 뿐만 아니라 마치 대나무숲길을 산책하듯이 우리의 오감을 자극한다.
김대수 작가는 오래 전부터 그의 작업세계를 표현해줄 사진언어로 대나무를 선택하고 작업해왔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문방사우(文房四友)로 즐겨 그린 눈 속에 피는 네 개의 꽃 중의 하나인 대나무는 어떠한 고난의 환경 가운데서도 ‘곧은 정신’을 잃지 않으려는 기개의 상징이다. 이러한 대나무의 전통적 의미는 작가가 우리의 오감을 자극하며 이야기하고자 하는, 우리시대에 어느새 잊혀져서 작가가 다시금 일깨우고자 하는 무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