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산내들 아동복지센터
꿈으로 채운 삼각지붕집
태풍이 뺏어간 지붕, 새로운 희망으로 덮다.
전남 강진군의 작은 마을, 태풍으로 마을 아이들의 유일한 놀이터이자 공부방이던 가건물 지붕도 그만 폭삭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아이들은 급한대로 바로 옆 건물 교회 5층으로 옮겨졌고, 이 소식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통해 유니온스틸에 전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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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계속 공부하고 싶었는데...
지난해 8월 초강력 태풍 '볼라벤'이 우리나라 남부를 덮쳤습니다. 초속 60m의 강력한 태풍은 이 지역의 많은 시설들도 할퀴고 지나갔습니다. 전남 강진군의 작은 마을, '마량면'도 이 비극을 피해가지는 못했고, 마을 아이들의 유일한 놀이터 이자 공부방이던 가건물 지붕도 그만 폭삭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아이들은 급한대로 바로 옆 건물 교회 5층으로 옮겨졌고, 이 소식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통해 유니온스틸에 전달됐습니다. 우리는 네덜란드에서 유학과 실무를 마치고 돌아온 젊은 건축가 원유민 JY아키텍츠 대표를 떠올렸습니다. 낙후된 울릉도 주거시설을 마련해준 '울릉도 프로젝트'를 통해 이미 인연을 맺은 바 있는 원유민 대표는, 네덜란드의 '공동주택(social housing)'을 경험하면서, '건축가의 사회적 역할' 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해오던 터라, 이번 프로젝트에 기꺼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마량면 아이들의 새 공부방 짓기'가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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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그린, '살고 싶은 집'을 형상화
서울에서 자동차로 다섯시간. 피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서둘러 내려갔던 날, 산내들 아동센터는 외벽과 천장이 부서지고 날아가서, 도서관으로 단장한 방 한 구석을 제외하고는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단 한 칸도 없었습니다. 힘겨운 상황에서도, '외지에서 손님이 온다'고 청소를 한 것이 그 정도였습니다. 산내들 아동센터는 인근 마량중앙교회 목사님이 15년 전에 지어 오로지 주변분들의 도움으로 운영, 유지되어 온 곳입니다. 이 마을 아이 40여 명이 함께 어울려 공부하고, 밥먹고, 놀고, 생활하는 '제2의 집'이자 '제2의 학교'였습니다. 우리와 건축가 원유민 대표는, 기왕이면, 기존 건물을 그대로 복원하는 것보다, '좋은 공간을 경험해보지 못한 아이들을 위해 더 좋은 시설과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주자.'고 결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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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무너지지 않을 집' 위해 지붕•외벽은 프리미엄 컬러 강판으로 감싸
우리는 아이들에게, '살고 싶은 집'을 그림으로 그려달라고 했고, 아이들은 삼각형 지붕 집, 물고기가 헤엄치는 집, 미끄럼틀 있는 풍선 모양 집 등 각양각색의 집 그림을 그려 건축가에게 내밀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삼각형 지붕 집에서 전체적인 외관을 딴 공부방이 올해 3월, 탄생했습니다. 230m2(70평)라는 좁은 건축 면적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세 겹으로 겹쳐 접은 모양으로 만들었고, 7m 높이의 공부방 지붕에는 2m가 넘는 길이의 미끄럼틀을 만들어, 아이들이 다도해와 까막섬 푸른 숲을 한 눈에 바라보며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다시는 태풍에 무너지지 않을 집'과 '태풍으로 다쳤을지도 모를 아이들'을 위해, 유니온스틸은 푸른색 패턴의 프리미엄 컬러 강판을 제공해, 지붕과 바깥 벽을 마무리하도록 했습니다.